LG디스플레이가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생산시설이 있는 경기도 파주로 본사를 이전한다. 적자가 이어지면서 임대료까지 아끼겠다는 고육책이다. 희망퇴직 규모도 확대할 계획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정철동 최고경영자(CEO) 지시로 본사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파주사업장으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일부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연구동으로 배치된다.
LG디스플레이가 본사 이전을 결정한 건 재무적인 손실을 만회하기보다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 회사가 LG트윈타워 임대료로 내는 금액은 연간 약 70억원에 이른다. 2022년 2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누적 영업적자가 4조7653억원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임대료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올해 1분기 다시 6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올해엔 1조원대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본사 이전은 지난해 11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정 CEO의 의지가 강력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CEO는 취임 당시 "회사가 수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막중한 소임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실적 턴어라운드(회복)가 무엇보다 급선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적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는 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CEO는 지난 5년간 LG이노텍 대표이사를 맡으며 저성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사업구조를 고도화해 질적 성장의 기반을 마련한 경험이 있다. 그 이전인 2004년부터 2016년까지 총 13년간 LG디스플레이에서 근무해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회사는 노조와 협의해 구미와 파주사업장의 만 30대 이상, 근속연수 3년 이상의 제조·생산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실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연말 만 40세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범위를 확대했다. 희망퇴직자에게는 36개월 치 고정급여 등이 지급될 예정이다. 희망퇴직의 정확한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정 CEO 취임 이후 LG유플러스에 경기도 파주시 덕은리 일대 부동산을 1053억원에 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 초에는 파주·구미 사업장의 일부 생산라인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5조3교대 시행을 공지하기도 했다. 근무제가 바뀌면 5개 조가 오전, 오후, 야간으로 나눠 일하기 때문에 근무시간이 줄어들고,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한 급여 감소 효과가 발생한다.
LG 고위 관계자는 "(파주 이전은) 경영을 더 잘하기 위해 종합적으로 검토한 사항"이라며 "정 CEO가 엔지니어 출신이기도 하고, 현재 대부분의 시간을 파주에서 현장 경영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출처 : 아시아경제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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